나에게 쓰는 편지

제3회 광안리 해변 낭송회

湖月, 2012. 8. 9. 13:38

 

 

제3회 광안리 해변 낭송회

 

 

매미 소리 자지러지는 걸 보면 한여름이 맞긴 맞는 것 같지만

연일 무더위 소식으로 지방마다 수은주 올라가기 경쟁이라도 하는 듯

날마다 올라가는 더위에 숨이 턱턱 막힌다는 말 실감이 난다.


해마다 여름이면 시민의 정서를 위해 부산 수영구청은 광안리 해변을

차 없는 거리로 지정했다. 차 없는 거리는 6월 22일부터 8월 말까지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9시부터 다음 날 오전 1시까지 광안리

해변 일대, 해수욕장 언양 삼거리부터 '만남의 광장'까지

차도를 통제하고 있다. 대신 도로 위에는 각종 거리공연장을 마련해,

시민은 편안하게 해수욕장 일대를 거닐며 다양한 문화체험을 할 수

있고 즐길 거리가 가득하다.


차 없는 문화의 거리에서 우리 문인들도 이런 무더위를 날려 버리려

시원한 광안리 해수욕장에서 수영구 문인협회와 시가람 낭송 문학회

주최로 제3회 바다 낭송회를 했다.

올림픽 경기에 폭 빠진 남편을 시원한 바람도 쐴 겸 내가 낭송도 하는

바다로 가자고 부추겨 우리는 광안리 해변으로 갔다.

지난해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인파도 많고 즐길 거리도 많았다.

작지만 곳곳에 연주회 마술공연  퍼즐 맞추기 전통춤 등 다양한 행사와

먹거리도 다양하고 특히 외국인이 많이 보여 외국의 어느 거리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다. 멋진 광안대교에 불빛과 어우러지게 둥근 달까지

떠올라 시낭송은 절정을 이루고 시를 낭송하는 시인들이나 시를

감상하는 청중이나 한여름 더위를 잊고 잠시나마

즐거운 시간을 갖은 것 같다.


 

 

 


 

광안대교 / 안행덕



출렁이는 고운 치맛자락 같은

바닷물에 맨발을 담그고

푸른 비단에 수를 놓듯 암각 된 너

다이아몬드처럼 천 년의 빛을 약속하며

노을 진 밤바다를 지킨다

갯바위 파도를 부르고

바다와 바람과 몸을 섞는 황홀한 너의 자태

 

남천동과 우동을 이어주는

든든한 너의 다리 아래 이르면

밀고 당기는 메마른 인심도

숨어 울던 바람도

너와 한통속이 되질 않느냐

세상인심에 안달 내지 마라 

멀리서 들리는 저 가뿐 숨비소리

달빛이 내려와 꿈을 길어 올리게

빈자리 하나 내어 주렴

 

         

        20120804 낭송시

         

         

         

         

        20120804 湖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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