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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찬의 짧은 詩

湖月, 2009. 8. 18. 22:01

 

반딧불 외 6편

/황금찬



아직 등불을

끌 때가 아니다

태양이 바다 저쪽에 있다

내 마음을

기다림의 문이 열리거든

반딧불

그때엔 세기의 등불을 꺼도 좋다



날고 싶다



날고 싶다

이 시대에 날아오르고 싶다

날개를 달자

겸손의 언어와

사랑의 행동을 달자

신이여,

이 시대에 알맞은 날개를 달자



허무 



풀잎 위에

떨어져 있는

부서진 나비의 날개

그 위에

가랑비가

내리고 있다



편지



북극 바다를 나는 새가

눈속에 피는 꽃잎을 물고 와선

네 잠든 숨결 위에

꿈의 색깔로

뿌리고 있었다





네가 잠든

지붕 위엔

한낮에도

별이 떠 있었다



너에게



내 이 메마른

길에

꽃으로 되라


비 먹은 구름 하늘에

별눈 떠라

나의 사람아



봄 바다



포구에

봄비가 내린다

바다는

돌아오지 않는 소년을 생각하고

새벽까지 울고 있었다

 

         -황금찬.황도제 부자 사화집 <구름 호수 소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