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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숙도 현대 미술관

을숙도 현대 미술관 / 안행덕​​가상 사운드 뮤직실, 천장에서 내려온 가느란 줄과 바닥의 종이 상자들 연결된 암호들이 음표를 만들며 내통하고 있다. 가느다란 줄이 얇게 바르르 떨면 상자의 입술이 빗소리를 만들어 낸다. 빗소리라는 문자를 눈에 담고 천천히 눈을 감는다. 강바람 불어오고, 음향은 점점 커지는데 처음에는 빗소리 바람 소리뿐 그 사이에 시든 꽃이 떨어진다. 수십만 개의 소고 소리는 점점 크게 울리고 ~ 나는 큰 북을 치며 빗속을 걸어 간다 내가 운다. 빗속에 젖어 울고 있는 나, 회오리바람을 가르며 하늘로 오르는 소복의 어머니, 손을 내밀자 천둥 치고 번갯불 번쩍하는 섬광에 눈을 뜬다. 큰 북과 작은북은 간 곳 없고, 가느다란 줄이 종이 상자를 흔들고 있다​​​​경북일보 문학대전 제7회 은상 수..

AI 로 ~ 본 안행덕 시인

안행덕 安幸德 시인  안행덕 시인은 대한민국의 시인입니다.1946년 7월 26일 부산에서 태어났으며, 2005년 계간지 《시와 창작》을 통해 등단했습니다. 주요 활동:한국문인협회, 부산문인협회 회원새부산시인협회 자문위원금정문인협회 수석 부회장부산 금정 시낭송가 협회  회장수상 경력:2008년 푸쉬킨 시문학상2009년 후백 황금찬 시 문학상2013년 송도 해수욕장 개장 100주년 문예 공모상 시 부문 우수상2015년 . 2019년 ~  부산시단 작품상 우수상 2020년 제7회 경북일보 문학대전 시 부문 은상2014, 2016, 2018, 2021년 부산문화재단 창작 지원금 수혜2021년 우수 예술인 선정시집:《꿈꾸는 의자》《숲과 바람과 詩》《삐비꽃 연가》《비 내리는 江》《바람의 그림자》《노을 빛 속으로》《..

난설헌에게

​  (蘭 雪 軒) 난설헌에게 / 안행덕​ 선계(仙界)를 그리며 갓 핀 부용처럼, 수련처럼애잔하게 피었다가짧은 생을 애달게 울던 사람아 양유 지사(楊柳枝詞) 흐르는​그대 거닐던 호반 눈썹 같은 버들잎 사이로저고리 고름 풀리듯대금 한 소절 나를 휘감는다​호반에 어둠으로 묻힌 그대의 시간하나둘 일어나 나를 흔들고호수를 흔들어도선계의 도량 읽어내는 재주 없어서럽기만 하여라 채련 곡(採蓮曲)에서 연꽃 따 던져 놓고반나절 부끄럽다 하더니이제는 애타는 그리움 없고부용꽃 떨어지는 애절한 사연 같은 일 없을 터​(그래서) 나도 그대 계신 선계를 그리워하네​​​​​시집 『꿈꾸는 의자』에서​​​

詩의香氣 2025.04.05

나의 마일리지

나의 마일리지 / 호월 안행덕​​눈물에도 마일리지가 있다 눈물은 공짜가 없으니까​누구는 마일리지 포인트로 미국 가는 비행기표를 샀다는데 나는 눈물의 마일리지로 사랑을 샀다​항공권 특별 카운트 서비스로 주는 포인트를 적립하면 지구를 반 바퀴 돌지만 평생 쌓은 나의 눈물의 마일리지 사랑의 특별 카운트 왜 몰라주나 ​눈물로 침묵으로 저장된 인생 카운트 ​나의 삶 나의 추억이 쌓인 포인트 점수 나 혼자 간직한 마법의 포인트 점수는 지구 반 바퀴보다 먼 나의 한평생​​​​시집 『 푸른 시선에 가슴을 베인 듯』에서​​​​​​​​​​​​​

詩의香氣 2025.04.05

을숙도 현대 미술관

을숙도 현대 미술관 / 안행덕​​가상 사운드 뮤직실, 천장에서 내려온 가느란 줄과 바닥의 종이 상자들 연결된 암호들이 음표를 만들며 내통하고 있다. 가느다란 줄이 얇게 바르르 떨면 상자의 입술이 빗소리를 만들어 낸다. 빗소리라는 문자를 눈에 담고 천천히 눈을 감는다. 강바람 불어오고, 음향은 점점 커지는데 처음에는 빗소리 바람 소리뿐 그 사이에 시든 꽃이 떨어진다. 수십만 개의 소고 소리는 점점 크게 울리고 ~ 나는 큰 북을 치며 빗속을 걸어 간다 내가 운다. 빗속에 젖어 울고 있는 나, 회오리바람을 가르며 하늘로 오르는 소복의 어머니, 손을 내밀자 천둥 치고 번갯불 번쩍하는 섬광에 눈을 뜬다. 큰 북과 작은북은 간 곳 없고, 가느다란 줄이 종이 상자를 흔들고 있다​​​​경북일보 문학대전 제7회 은상 수..

詩의香氣 2025.04.02

벽조목과 명장

벽조목과 명장 / 호월 안행덕  벽조목과 명장의 한판 씨름이 시작된다숨 막히는 순간이다 벼락을 맞고 저승을 다녀온 대추나무이미 사리가 되어 칼끝을 저항하고시치미 딱 떼고 어깃장을 놓으며장인의 손을 희롱한다 번갯불에 덴 아픈 상처를 어루만지는 그는수술대에 누운 아기를 다루듯조심조심 혼신魂神을 다하는 정성에벽조목도 순해지는데​어려운 수술 끝에 행운의 길을 여는 순간조각칼을 쥔 명장의 손이 찌릿하다지뢰의 뇌관을 건드린 듯 등줄기에 진땀이 난다  ​ 작품상 수상작​​​ 시집『빈잔의 자유』에서

詩의香氣 2025.04.02

백치여서 다행이다

백치여서 다행이다 / 호월 안행덕​나의 방황은언제나 바다 앞에서 시작되는데어쩌면 길 잃은 여행의 시작이다 파도의 음계는 언제나 오독으로나를 당황하게 만들고무작정 이정표 없는 길을 걷게 한다 계절과 계절 사이에서아무 거리낌 없이죽어가고 태어나는 생명을 보라그들은 하늘의 이치를 알고 있다 밤마다 향초를 켜고 두 손 모아 번제燔祭를 올리는제사장의 간절함을 너는 아는가 다만 하늘의 이치를 모르는 나백치여서 다행이다   ​목탁새 / 호월 안행덕​이른 아침부터 참회하고 참선이라도 하는지숲속에 청아한 목탁 소리목탁 치며 염불하는 너는 누구냐 무슨 사연 그리 깊어죄 없는 나무를 쪼아대며 애절히 하소연하느냐 그토록 간절한 발원이라면 부처인들 돌아보지 않을까 새야 새야 목탁 새야 저 ~ 나무속 깊이 파고 들어가연화좌蓮花座..

봄 마중

봄을 기다리는 마음 / 호월 안행덕​​그리움도 병이런가남 다 자는 한밤에 잠 못 들고 너를 기다린다 ​연초록 치맛자락 강변에 살랑거리면 버들잎 눈 뜨겠지 ​그 꽃나무 자라서 바람에 꽃잎 날리면그대는 떠나가고 ​내 병이 또 도질까 한밤에 가슴 앓이로 잠 못 들고 봄을 그린다 ​​민들레 / 호월 안행덕​​도시의 삭막한 보도 불록에서한 줌의 흙을 그리워하는 너~행인의 발끝엔 눈이 없는 줄 알지만​그래도 야속해서 서럽게 우네​외로운 섬 같은 그리움에 집시처럼 떠나 보려 하네가벼운 홀씨 되어 바람 따라 하늘을 날다 보면꿈에 그리던포근한 보금자리 만날지도 몰라​밤새 떠날 차비로 하얗게 부풀어자꾸만 봄꿈을 꾸고 있구나​​봄빛 / 호월 안행덕​그대 ~연둣빛으로 오실 줄 몰랐네 가지마다 살얼음, 눈바람 때문인가 겨우내 ..

詩의香氣 2025.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