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이의 변함없는 친구
이용환 (시인, 수필가)
호월 안행덕 시인의 글을 처음 접한 것은 2004년 3월 웹사이트 ‘시산문’을 통해서입니다.
당시 우리는 각자 나름의 절실한 삶의 전기(轉機) 같은 것이 필요한 때 아니었나 싶습니다.
호월 안행덕 시인님은 일선에서 퇴직을 하셨고, 저 역시 교단에서 물러나 문학의 길을 걷기로 결심하던 때였으니까요.
아마도 문학이라는 공동의 관심사가 아니었다면 이토록 고마운 인연이 되었을까요?
기어이 나도 한 번 소망 하나 당겨 보아야 하지 않겠나
내 가슴에 용암처럼 들끓는 언어들 하나씩
꽃등처럼 내어 걸고 싶다
가슴에 박힌 불꽃 재가 되기 전에
《재가 되기 전에》부분, / 안행덕
저는 안행덕님의 이 글에서 무섭게 다부진 문학에의 열정을 느꼈습니다.
산처럼 흔들림 없는 문학의 동지가 절실했던 저에겐 믿고 의지할 언덕이 생겼다고나 할까요.
이후 호월 안행덕님은 조용하면서도 기복(起伏)없이 꾸준하게 습작된 시들을 선보여주셨고
문학의 초심자들이 꼭 알아둘 만한 좋은 자료들은 후배들과 아낌없이 나눴습니다.
평소 은근한 유머와 위트는 주변 사람들을 편안하고 즐겁게 해주어 그새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분이 되었습니다.
호월 안행덕 시인님은 2005년 3월에 《시와창작》 시(詩) 신인상을 받았습니다.
2007년 2월엔 《모던포엠》 ‘이달의 작가’로 선정되었으며,
2007년 3월엔 《쑥 같은 그녀》가 부산 《금정신문》에 발표되기도 하고,
2007년에는 《한국문인협회》와 《세계 모던포엠》에 가입하여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였습니다.
마침내 호월 안행덕님은 2008년 6월에 《모던포엠》포커스로 선정되었고, 7월에는 《계간웹북》에 특집으로 올랐습니다.
더욱이 2008년 9월에는 푸쉬킨 기념 문학상에서 우수상 까지 받아냈습니다.
호월 안행덕님의 첫 시집 「꿈꾸는 의자」가 이제 세상에 나온다 합니다.
작은 파랑새는 꿈을 찾았고, 파랑새의 꿈이었던 “모든 이웃의 언제나 변함없는 친구이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이 이뤄진 셈입니다.
호월님의 개인 문학서재인 ‘파랑새와 참빗’은 그야말로 향기로운 시의 바다가 되어 문학을 사랑하고 공부하는 많은 이들의 쉼터가 되었습니다.
첫 시집을 일별하건대 가족에 대한 무한한 사랑과 그리움이 절절하게 묻어나고, 인생항로에서 맞닥뜨리는 길고 짧은 인연(因緣)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워 줍니다. 낮고 어두운 세계의 사람들에 대한 성자의 은전(恩典)이 있습니다. 호월님은 우리 모두의 ‘우렁각시’입니다.
문학을 통하여 서로가 서로의 언덕이 되어주던 동지의식이 내내 변치 않길 기대합니다. 시 쓰면서 함께 고민했던 날들이
우리들 머리 위에 별처럼 순수하게 반짝입니다.
2008년 9월 수원에서 이용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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