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作

구두를 고치며

湖月, 2012. 7. 2. 21:16

구두를 고치며 / 안행덕



묵묵히 길의 이력을 읽어주던

낡은 구두가  기우뚱거리며

발꿈치를 잡고 앙앙거린다

이제 지치고 아프다고 하소연을 한다

굽이굽이 걸어온 길이 얼마냐고

따지듯 묻는다

뒤축이 더는 참을 수 없다는 듯

절룩거린다

몰랐다, 그렇게 아픈 줄

늘 당연한 것처럼 무심했다

삐딱한 구두

귀퉁이 닳은 그만큼 어깨 기울어진 채로

달래듯 걸어 보지만

달아빠진 밑창에 달라붙은 상처가

내 삶의 내력처럼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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