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作

그대에게 꽃 한송이 바치다 / 헌화제

湖月, 2017. 6. 5. 18:36




그대에게 꽃 한 송이 바치다 / 안행덕

                  (현충일, 헌화제)



동백기름 바른 듯 윤나게 잘 꾸며진 UN 묘지

유월의 정원은 고요하다

청동 묘비 아래 잠든 벽안(碧眼)의 젊은 그대

반세기 세월이 흘렀어도 아직 약관이리

낯선 아침의 나라에 자유와 평화를 지키려

총탄과 포화 속을 종횡무진 달리다 쓰러진 

젊은 넋이 여기 잠들어있다

꽃과 정원수가 아름다운 정원에 잠들었지만

그네들의 성난 목소리 포효가 들린다

아낌없이 흘린 피 붉은 넋을 무엇으로 위로하랴


 당신은 불멸이다. 정갈한 마음 담아 꽃 한 송이 바친다

처절한 비명이 묻어있는 참전국 국기 앞에서

고사리손을 잡은 참배객, 옷섶을 여미고 눈을 감는다

6.25에 젊음이 멈춰버린 낯선 이방인의 미소가

한 마리 나비처럼 꽃바구니에 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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