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중 / 안행덕
봄 아지랑이 산등성이 내려오는 날
비밀스러운 꽃잠을 깨우면서
다짐을 했지
병들어 쓸쓸한 사람을 사랑할 거라고
여름날의 자질구레한 고행
종이 비행기에 접어 날리고
가슴에 숨겨둔 비밀은 옹골지게 익어갔지
가지마다 흑진주 빛으로 매달린 열매
어느 보석이 이와 같으리
가을이 오기 전에
서럽지 않은 향연을 펼치리
설렘으로 익은 사랑을 바치리
겨울날 땅에 떨어져도
서럽지 않게
봄 여름 가을의 기도가
외롭지 않게
가난한 그대를 사랑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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