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탁새 / 안행덕
이른 아침부터 참회하고
참선이라도 하는지
숲속에 청아한 목탁 소리
목탁 치며 염불하는 너는 누구냐
무슨 사연 그리 깊어
죄 없는 나무를 쪼아대며
애절히 하소연하느냐
그토록 간절한 발원이라면
부처인들 돌아보지 않을까
새야새야 목탁 새야
저 나무속 깊이 파고 들어가
연화좌蓮花座라도 틀고 앉으려 하느냐
네 목탁 소리 청아하고 가련해서
서러운 비구니도 가던 길 멈추고 합장을 한다
시집 『빈잔의 자유』에서
시집 『빈잔의 자유』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