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인이란 어떤 사람인가?
김창동 (소설가, 영등포 예술인총연합회 이사장)
문인은 문필이나 문예창작에 종사하는 사람이라고 사전에 정의되어 있다. 다시 말해서 글을 직업적으로 쓰거나 그 수준이
객관적 또는 제도적 평가에 의해 상당한 수준에 올라 있는 사람을 문인이라고 한다. 말하자면 문인은 글을 쓰는 것에 관한한 전문가이고 프로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이 창작해내는 문학작품들은 예술로 정의되고 작품에 그려진 좋은 내용은 독자들에게 감명을 주기도 하고 인생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고 깨닫게 하는 교시적 기능을 가지고 있다. 즉 문학작품은 많은 사람들의 정신에 직간접으로 영향을 주는 예술적 결과물이다. 문인이 심혈을
기울여서 창작해낸 문학작품의 위대성에 의해 문인은 다른 자연인들과 차별화되고 존경을 받는 것이다. 그래서 모든 문인들이 더 좋은 작품을 쓰기
위해 고심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일부 잘못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글을 쓰는 목적과 자세를 가지고 있어서 기분이 씁쓸하다.
글은 누구와 경쟁해서 잘 썼다는 차별적 평가를 받거나 자신의 명예를 허황되게 상승시키기 위해 쓰는 것이 아니다.
글은 문인의 이름과 자존심을 걸고 작품에 자신의 영혼과 정성을 다 쏟아 넣는 인고의 작업인 것이다. 즉
글은 나만의 독특한 개성과 기법으로 오직 그 작품의 완성도만을 생각하고 써야 한다. 그 작품의 위대성에 관해서는 독자가 하는 것이다. 몇몇
평가자들에 의해 그럴듯하게 찬사를 받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자신의 글을 읽고 난 후에 공감을 해 주는 독자가 있고 그들에게 오랫동안
기억되면 최고의 문인이 되는 것이다. 요즘 같이 개성과 취향이 다양한 시대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다 좋다는 공감대를 형성해내기는 어렵다. 독자가
열명이 있으면 열명의 반응이 다 각각이다. 문인은 자신이 쓰고자 하는 작품을 최고의 완성에 이르도록 자신의 모든 것을 아낌없이 투자해야 하는
것이다.
내 글이 다른 사람과 비교하여 상위를 점유해야 한다는 경쟁적 자세를 버려야 진정으로 훌륭한 작품을 창작해낼 수가
있다. 내 작품은 내 작품으로서만이 그 가치의 경중이 가려진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누가 읽어도 좋은 작품이라면 그 문인이
어떤 경로를 통해서 문인이 되었건 독자들은 따지지 않는다. 자신의 작품을 스스로 다른 문인들의 작품과 비교하여 수준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면
공부를 더 하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노력은 하지 않고 신춘문예 출신이나 인지도가 높은 문예지를 통해 등단한 문인들에 대해 열등감을 갖는다면
아직 전문적인 문인으로서 수련이 덜 되어 있거나 자신감의 부족이라고 말하고 싶다.
문인은 자신이 쓴 작품이 그 어느 문인이
쓴 작품 보다 훌륭하다는 자긍심을 가져야 하며, 늘 좋은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자신의 작품세계를 구축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스스로 생각해도 부족하다는 느낌이 드는 작품은 성급하게 세상에 내어 놓지 말고 더 다듬어서 이만하면 되었다는 생각이 들 때 발표를 하는
것이 현명하다.
다시 말하지만 글을 쓸 때 자신이 최고로 잘 쓴다는 생각으로 글을 써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전문성을 가진
문인의 자세이다.
글은 끝없는 공부와 노력에 의해 완성에 이르는 것이다. 그래서 문인의 길은 고행의 길인지도 모른다.
이제부터는 내 작품을 누군가가 달콤하게 칭찬해 주기를 바라는 환상을 버리고 나만의 독창적인 작품을 쓴다는 자존심을
가지자.
문학작품은 모두가 다른 개성과 특질을 가지고 있다.
내가 창작한 작품은 이 세상에서 단
하나 밖에 없는 소중한 것이다.
- 시와창작 5.6월호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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