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 같은 사람아 / 안행덕
별 하나
수억 광년을 달려 내게로 왔다
말하지 않았어도 약속하지 않았어도
우리는 만나고 술잔을 부딪치고
비명을 토해내고 노래를 부르고
나는 그에게 그는 나에게 별이 되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생의 우여곡절에도
당신의 노래는 끝나지 않았다
가끔은 너는 누구냐 물음표를 던지면서
공기 속의 산소가 얼마나 소중한 줄 모르듯
우리는 늘 함께 살았다
어느덧 잔은 점점 비워지고 별은 흐르고
꽃이 피면 꽃은 반드시 지는 것이
우주의 원리
이별을 앞두고 내게 묻는다면
너는 공기 속에 산소 같은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