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월 삼짇날 / 안행덕
봄바람 살랑 꼬리 흔드는 삼짇날
옹기종기 장독대 웃음소리 환하네
툭 하면 못생긴 메주라고 놀리는데
그게 어디 네 죄 이더냐
죄 없이 서러운 은둔의 몇 달
한숨을 괴춤에 찔러 넣고 돌아앉은 골방 살이
겨울밤 창호지에 비치는 달빛도 서러워라
메마른 가슴 더 독해지기 전
진한 맛으로 누구를 유혹하라고
야시 같은 봄바람 너를 흔들었구나
숯검정 紅(홍)고추로 곱게 단장을 했네
오글오글 봄볕이 스며드는 항아리
잡귀도 얼씬 못하게 금줄을 치고
종이 버선 오려서 거꾸로 붙여놓고
몸 풀 날 기다리는 새댁같이 *새칩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