江(강) / 안행덕
강의 나이를 아시나요.
긴 세월 쉼 없이 깎이고도 참
편안히 흐릅디다그려
모난 돌에 할퀴고 벼랑에 부딪혀
퍼렇게 멍이 들어도
그 아픔 참을 수 없어
몸을 뒤틀며
그래도 쉼 없이 가야 하는 길
잊혀갈 세월 서러워
잘게 부서지는 푸른 신음이 아프다
오늘도 햇볕에 그을려 눈부시다
글썽이는 눈망울
울먹임이
물비늘로 반짝일 때
세월의 아픔을 안고도 처연히 흐르는 강
그,
속 깊은 가슴이 되고 싶다.
눈부시도록 아름답게 비워 내고 싶다
흐르는 세월처럼 처연해도
아무도 몰라주는 나이
속 깊은 저 강물의 나이를 아시나요.
술국 / 안행덕
밤늦은 줄도 모르고
술기운에 호기 탕탕하던 옆 지기
새벽닭 울기도 전에
친구 팔기 바쁘다
아- 그 친구 사정 들어주다
나 죽겠네
북어 있지
은근슬쩍 압력이다
밤새도록 부아통을 끊이던 내자
방망이로 북어를 탕탕 친다.
속을 다 비웠는데도
늑골이 아프다고
바짝 마른 북어의 아가미가 달싹거린다.
계간 문예시대2012봄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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