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작

술국/ 안행덕

湖月, 2012. 2. 10. 17:08

 

 

 

江(강) / 안행덕



강의 나이를 아시나요.

긴 세월 쉼 없이 깎이고도 참

편안히 흐릅디다그려

모난 돌에 할퀴고 벼랑에 부딪혀

퍼렇게 멍이 들어도

그 아픔 참을 수 없어

몸을 뒤틀며

그래도 쉼 없이 가야 하는 길

잊혀갈 세월 서러워

잘게 부서지는 푸른 신음이 아프다

 

오늘도 햇볕에 그을려 눈부시다

글썽이는 눈망울

울먹임이 

물비늘로 반짝일 때

세월의 아픔을 안고도 처연히 흐르는 강

그, 

속 깊은 가슴이 되고 싶다.

눈부시도록 아름답게 비워 내고 싶다

흐르는 세월처럼 처연해도

아무도 몰라주는 나이

속 깊은 저 강물의 나이를 아시나요.

 

 

 술국 / 안행덕



밤늦은 줄도 모르고

술기운에 호기 탕탕하던 옆 지기

새벽닭 울기도 전에

친구 팔기 바쁘다

아- 그 친구 사정 들어주다

나 죽겠네

북어 있지

은근슬쩍 압력이다

밤새도록 부아통을 끊이던 내자

방망이로 북어를 탕탕 친다.

속을 다 비웠는데도

늑골이 아프다고

바짝 마른 북어의 아가미가 달싹거린다.

 

 

 

계간 문예시대2012봄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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