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가 되어 / 호월 안행덕
거울처럼 맑은 강바닥 큰 돌 작은 돌 사이에
수초를 배열해 진경산수화다
흐르는 물살에 여린 제 몸 뉘어 놓고
넓은 바다를 그리워한 것은
타고난 떠돌이 천성 때문이리라
화려한 항구의 네온사인은 가고 싶은
강가의 밤하늘별처럼 아득 하기만 하다
짠물이 아닌 담수가 그리워진 것은
다만 향수병이 도진 연어의 생리만은 아니리
부옇게 먼지 낀 창문 같은 마음 닫아걸고
찌든 골목길 돌아 나오면 그리운 강의 기류
야윈 어깨가 기울면서
자꾸 돌아보던 눈언저리가 촉촉한 어머니
흔들리며 아른거리는 그 강변의 풍경
처음 보았던 세상 처음 맡아본 냄새
거기 어머니 젖내 물씬 풍겨
회귀回歸를 꿈꾸는 연어가 되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