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詩

연어가 되어

湖月, 2015. 11. 23. 14:42
 연어가 되어 / 호월 안행덕
거울처럼 맑은 강바닥 큰 돌 작은 돌 사이에
수초를 배열해 진경산수화다
흐르는 물살에 여린 제 몸 뉘어 놓고 
넓은 바다를 그리워한 것은 
타고난 떠돌이 천성 때문이리라  
화려한 항구의 네온사인은 가고 싶은 
강가의 밤하늘별처럼 아득 하기만 하다 
짠물이 아닌 담수가 그리워진 것은 
다만 향수병이 도진 연어의 생리만은 아니리 
부옇게 먼지 낀 창문 같은 마음 닫아걸고 
찌든 골목길 돌아 나오면 그리운 강의 기류  
야윈 어깨가 기울면서 
자꾸 돌아보던 눈언저리가 촉촉한 어머니 
흔들리며 아른거리는 그 강변의 풍경 
처음 보았던 세상 처음 맡아본 냄새 
거기 어머니 젖내 물씬 풍겨 
회귀回歸를 꿈꾸는 연어가 되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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