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나이를 아시나요.
쉼 없이 깎이고도 참
편안히 흐릅디다그려
모난 돌에 할퀴고 벼랑에 부딪혀
퍼렇게 멍이 들어도
그 아픔 참을 수 없어
몸을 뒤틀며
쉼 없이 가야 하는 길
잊혀갈 세월 서러워
잘게 부서지는 푸른 신음
햇볕에 그을려 눈부시다
글썽이는 눈망울
울먹임이
물비늘로 반짝일 때
세월의 아픔을 안고도 처연히 흐르는 강
그, 속 깊은 가슴이 되고 싶다.
눈부시도록 아름답게 비워 내고 싶다
흐르는 세월처럼 처연해도
아무도 몰라주는 나이
속 깊은 저 강물의 나이를 아시나요.
수선화 / 안행덕
언제나 말 없으시다
퍼런 피멍 보일까
앞가슴 단정히 여미신다.
바람 잘 날 없는
고단한 층층시하의 세월
잔잔한 수면위로,
깊은 한숨
노랗게 풀어서 흘려보내고
수줍은 미소로 그렇게 피어나셨다
소담스런 꽃망울 곱게 피워놓고도
언제나 다소곳이 수줍으시다.
밤새 돌아오지 않는 지아비는
하늘이라 정해두시고
찬바람 수선화만 가여워하시던 어머니
바람 따라가시려나
창호지에 귀 기울이신다
여유를 찾으시려는 듯
은빛 날개 나비처럼 접으시며
인고의 쓴 잔을 다 비우시고
툭, 떨어지신다
격월간 자유 문예 2010년 3.4월호 초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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