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동백 / 湖月안행덕
동백섬 모퉁이 벼랑 끝에 위태로운 저 동백
한겨울 모진 해풍 맞으며 애처롭게 떨고 있는 그 모습이
모퉁이 돌 때마다 남모래 눈물 감추던 내 어미 같아라
왜장을 안고 남강에 뛰어내린 붉은 넋 논개처럼
얼음장 겨울을 안고 미련 없이 툭 떨어지는 저 동백은
젊음을 어린 새끼들에게 다 바친 내 어미 같아라
짙붉은 입술 파르르 떨며 모진 세월 원망도 없이
살얼음 겨울은 내 것이고 환장할 봄기운은 너의 것이다
우리의 어머니의 어머니 같은 짙붉은 저 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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