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화弄花
어디 숨어 계실가 나는 천만 수없는 꽃송이 중에
가장 향기로운 당신의 얼굴을 찾고 있습니다.
사련思戀
용서 하십시오 함께할 이 하나 없는 봄이 서러워
가슴에 그 이름 몰래 품었습니다.
현신現身
햇살과 바람 들길 설레는 아지랑이와 봉긋봉긋 부푸는 꽃망울
눈길 가닿는 어느것 하나 내게는 당신 아닌것이 없습니다.
관성慣性
이미 저만큼 멀어져 아무리 재게 발을 놀려도 따라 잡지 못할 줄 알면서도
나는 돌아 서지 못하고 내처 그 길을 걸어 가고 있습니다.
춘한春寒
그리해서 한기를 지울 수 있다면 이름 모를 꽃 한송이
그대 가슴에 품고 계신대도 나는 끝내 모른척 하겠습니다.
춘일 春日
혼자서는 나설일이 없으니 쓸데없는 짓이라지만 불현듯
나타나서 옷 소매를 잡아 끄실지도 몰라 나는 진종일
거울 속에 들어가 앉았습니다.
춘우 春雨
행여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여윈 어깨를 타고 내린 빗물은
그대 희미한 자취를 쫓아 한길 까지 졸졸 흘러갑니다.
화봉花峰
까마득 벌써 잊으셨대도 괜찮습니다 그대 생각에 터질듯
가슴 부풀어 오는 이 봄날이 그저 좋습니다
하현下弦
기다리다 까무룩 잠이든 사이 가만사뿐 당신은 다녀 가시니
차곡차곡 개켜둔 가슴의 말 전할길이 내게는 하나 없습니다
꽃샘
다시 오신다기에 마음 달떠 큰길까지 내달았는데
그 모습 어디에도 보이지않고 시새듯 찬바라만 불고 있습니다.
사어死語
다시 만 수 없어도 마음은 늘 그자리를 맴돌고 있으니
나에게 이별은 이미 사라지고 없는 말인 셈이다.
염이扊扅
꿈결처럼 그대 다녀가신 때 내 마음 빗장도 사라져버려
비슥이 지그려 두고 다시 오실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공선空船
언젠가는 햇살같을 날이 있으려니 하루 또 허탕치고
빈 손으로 돌아와도 나는 허허 좋습니다.
회귀回歸
멀리 떠나 있어도 그대 이름을 떠올리는 순간 나의 발길은
절로 그날의 향긋한 바람을 찾아 방향을 돌립니다.
대춘待春
산 넘고 물건너 어디 먼데서 오는것이 아니듯 해마다 봄은 당신의 손길에서 비롯 합니다.
종교宗敎
어쩌다 꿈에 만난 그대가 긴긴 세월 어찌 보내느냐 무엇 하나 믿음을 가져보라 하실때에
나는 빙긋 당신을 우러러 보았습니다.
겨울 편지
따스한 볕을 모아 담느라 그리운 말 한마디 적지 못했습니다 올 봄에는 맨 먼저 그대 가슴에 영상홍 붉게 피었으면 좋겠습니다
행로行路
마음 한끝 언제나 그대에게 닿아 있으니 굽이감은 가풀막진 산길도 한걸음 한걸음
내게는 봄바람처럼 가벼운 길입니다.
'시창작법'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짧은 시( 견본) (0) | 2015.06.29 |
---|---|
시인을 만드는 9개의 비망록 / 정일근 (0) | 2012.01.28 |
[스크랩] 시 창작의 단계( 시의 씨앗) (0) | 2010.06.22 |
이양우 ㅡ 시의 정의 (0) | 2008.09.24 |
시와 연애 하는법 ㅡ 안도현 (0) | 2008.09.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