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의자(詩集)

해월정(海月亭)

湖月, 2012. 3. 10. 11:09

 

해월정(海月亭)/ 안행덕

 

 

 

팔각정 난간에 서면 멀리

바다가 보인다

솔숲 건너 출렁이는 세월을 본다

그 세월에 닳은 난간은 삐거덕

오래전 상처 끄집어내어

누구에게나 꼼꼼히 읽어보라 내어준다

해와 달을 안고 놀던 자리에

끝없이 마음을 펼쳐 놓고

짙은 솔 향 따라 바다로 간다

그럴 때마다

바다는 해풍을 안고 내게로 와 안긴다

은빛 물결이 가슴에서 출렁거린다

일출의 경이로움에 오금 저린 행복도

월출의 장관에 가슴 부풀어 던 날도

언제나 청풍은 끝없이 바다의 비릿함을

끌고 와서

해월정 난간에 바다이야기를 적어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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