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라네요 / 안행덕
하늘, 바람, 향기
나를 외롭게 하는
가을이라네요
어디론가
한적한 곳 찾아 떠나고 싶은 날
버거운 일상
마음을 부시려
맑은 하늘에 던진 심란한 마음
낙엽이 되어
쓸쓸하게 떨어지네요
여름을 아직 못다 보낸 내 마음
무성한 이파리, 천둥, 번개,
아직 끝나지 않은 줄 알았지요
가시고기 / 안행덕
지팡이에 겨우 의지한 노구
부챗살처럼 둥글게 휘어진 허리
고달픈 낙타 등을 닮아서
사막처럼 막막한 세상 살아오신 아버지
천만 가지 시름 다 짊어지시고도
자식들 앞에서는 언제나
괜찮다 괜찮다 허풍만 치시던 아버지
새끼들의 먹이가 된 가시고기처럼
당신의 뼈와 살을 다 내어주시고도
마음에 맺힌 한 풀지 못해
넋두리처럼 슬픈 연가 부르시다
자식의 마음에 집 한 채 지어 놓으시고
바람 따라가시더니
설움바쳐 지켜온 날들 못잊어
밤마다 그리운 꿈처럼
먼 하늘에서 빛나는 별이 되시었나요
계간 웹북 2011년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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