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작

가을이라하네요

湖月, 2011. 9. 6. 22:12

 

 

 

 

가을이라네요 / 안행덕



하늘, 바람, 향기

나를 외롭게 하는

가을이라네요

어디론가 

한적한 곳 찾아 떠나고 싶은 날

버거운 일상

마음을 부시려

맑은 하늘에 던진 심란한 마음

낙엽이 되어

쓸쓸하게 떨어지네요

 

여름을 아직 못다 보낸 내 마음

무성한 이파리, 천둥, 번개,

아직 끝나지 않은 줄 알았지요

 

 


 

가시고기  / 안행덕   

 

 


지팡이에 겨우 의지한 노구

부챗살처럼 둥글게 휘어진 허리

고달픈 낙타 등을 닮아서

사막처럼 막막한 세상 살아오신 아버지

천만 가지 시름 다 짊어지시고도

자식들 앞에서는 언제나

괜찮다 괜찮다 허풍만 치시던 아버지

새끼들의 먹이가 된 가시고기처럼

당신의 뼈와 살을 다 내어주시고도

마음에 맺힌 한  풀지 못해

넋두리처럼 슬픈 연가 부르시다

자식의 마음에 집 한 채 지어 놓으시고

바람 따라가시더니 

설움바쳐 지켜온 날들 못잊어 

밤마다 그리운 꿈처럼

먼 하늘에서 빛나는 별이 되시었나요

 

계간 웹북 2011년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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