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의香氣

갈대 / 신경림

湖月, 2020. 1. 26. 18:33





갈대

              신경림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신경림


1955년 충북 충주 출생

1956년 『문학예술』에 「갈대」가 추천되어 문단에 등단

시집으로 『신경림 시전집 』등 다수가 있슴.





'詩의香氣'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다와 나비  (0) 2020.02.04
사랑의별  (0) 2020.02.04
대숲에서  (0) 2019.08.21
애니껜  (0) 2019.07.31
우산 / 김수환 추기경  (0) 2019.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