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잔의 자유(詩集)

구두를 고치며

湖月, 2018. 10. 13. 09:58



구두를 고치며



낡은 구두가 기우뚱거리며

발꿈치를 잡고 앙앙거린다

뒤축이 더는 참을 수 없다는 듯

절룩거리며

이제 지치고 아프다고 하소연이다

굽이굽이 걸어온 길이 얼마냐고

따지듯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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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묵히 길의 이력을 읽어주던 구두가

삐딱하게 토라져 파업을 선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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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퉁이 닳은 그만큼 어깨 기울어진 채로

상처를 달래가며 수선집을 찾았다

아이쿠야 아주 많이 아팠겠네

수선공은 자기 자식처럼 반기며

어루만지고 다독이며 상처를 달랜다

몰랐다 그렇게 아픈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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