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잔의 자유(詩集)

비밀

湖月, 2018. 10. 13. 09:53



비밀



아침을 여는 소리

임을 부르는 소리

따르르 딱

따르르 딱

저 작은 부리로 세상을 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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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햇살과 토양은 은사시나무를 키우고

받은 만큼

제 살을 내어줄 줄 아는 자연의 저 갸륵함

딱따구리는 이력이 난 게 아니라네.

나무인들 한줄기 선혈이 없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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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르르 딱

따르르 딱

무지와 미망을 깨우듯이

한 생의 비밀 울음이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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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물인 딱따구리가

죽비처럼 법문을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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