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화암에서 /안행덕
허기진 강물은
느리게 하느적 대며
흔적을 감추려 하는데
천 년을 물속에 갇히어
강바닥을 흔드는 이여
칼날 같은 정절 위에
혼불을 베어 뉘이고
태연하게 꽃잎 되어
떨어진 백제 여인아
시공을 넘어와
고요한 가슴에
이슬 같은 눈물
박하향처럼 뿌리고
비눗방울처럼
허공을 딛고 선 이여
백마강 물 위에
그대의 심장 소리 같은
툭툭 낙엽만 지고
낙화암에서 /안행덕
허기진 강물은
느리게 하느적 대며
흔적을 감추려 하는데
천 년을 물속에 갇히어
강바닥을 흔드는 이여
칼날 같은 정절 위에
혼불을 베어 뉘이고
태연하게 꽃잎 되어
떨어진 백제 여인아
시공을 넘어와
고요한 가슴에
이슬 같은 눈물
박하향처럼 뿌리고
비눗방울처럼
허공을 딛고 선 이여
백마강 물 위에
그대의 심장 소리 같은
툭툭 낙엽만 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