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소화 / 안행덕
세월이 약이라니요 날이 가면 갈수록 쌓이는 이 그리움을 어쩌라 구요 행여 임의 발걸음 소리인가 나팔처럼 커지는 내 귓바퀴를 보세요 애타게 담장에 매달려 키를 늘리는 안타까운 내 심정을 아시나요. 오늘도 붉게 피어나는 아픈 속내 감추지 못하고 줄기마다 새긴 사랑 헛되었어라 매정한 정 돌아보지 말자고 마디마디 새겨 두었건만 열꽃 같은 붉은 멍울 지우지 못하고 옛 정(情 )에 매달려 아직도 눈물 가득하여라 시집 『꿈꾸는 의자』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