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잔의 자유(詩集)

달의 흔적

湖月, 2018. 10. 13. 20:34



달의 흔적



달아달아 밝은 달아

아이들의 흥겨운 소리 하늘 높이 날아간다

정월 대보름날 쥐불놀이는

내 어머니 애간장을 태우는 달의 흔적이다

 

밝은 얼굴 환한 미소 뒤에 숨은 아픈 상처

그 그리움의 신비는 하늘에 떠 있는 달의 흔적

다초점과 단초점 변색 렌즈로 달의 변천사를 찾아보면

누가 보든 말든 산수화를 그렸다 지웠다

억만년 변함없는 그 마음 내 어머니 달을 닮았다

언제나 낯설다

언제나 낯익다 ​

 

달빛이 고인 자리 내 발길 머문 자리

초승달과 보름달 사잇길에서 방황할 때

가장 높은 데서 온 세상을 내려다보는

그는 언제나 온유하다

     

분화구처럼 파인 가슴 한복판

아픔을 안고도 쪽배처럼 은하수를 건너가는 달의 흔적

저 높은 하늘에 보름달로 떠 있는 내 어머니 온유한 얼굴

신앙처럼 두 손을 모으게 하는 그 얼굴 억만년 그대로인데

달의 신비를 깨버린 닐 암스트롱

달의 숨소리, 저 달의 아픈 흔적을 보고 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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