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作

들국화

湖月, 2007. 10. 16. 11:17

 

 

 들국화 / 안행덕



화사한 꽃들 다 시들 때쯤

수줍은 미소로 곱게 피었구나

네 향기에 취한 바람도

건들건들 머뭇거리네.


아무도 찾지 않아도

별을 헤아리며

고운 꿈으로 이슬에 젖은 채

가슴 저린 향수를 피워내는 너


앵벌이 같은 벌과 나비에게

아낌없이 내어주는 그 精(정)이

내 어미 같아라

그래서 왠지 안쓰러운 너


해 저물도록

밭이랑에서

허기진 허리춤 졸라매던

내 어미는 들국화 되었으리.

 

 

 

'詩 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나가는 비  (0) 2007.10.25
落 葉  (0) 2007.10.19
해월정  (0) 2007.10.09
고추 잠자리  (0) 2007.10.07
능소화  (0) 2007.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