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作

봄비

湖月, 2008. 2. 12. 18:16
 

 

        봄비  / 안행덕

                                      

        꽃잎처럼 나풀거리며
        입춘을 밟고 비가 온다.
        매화나무 가지에 솜털을 간질이며
        까르르 웃는다

        폭설의 난폭함에

        기죽은 것들을 위해

        점령군처럼 겨울을 몰아내며
        포근한 엄니 손같이 다정하게
        우듬지에서 아래로 흘러내린다

        눈물 같은 서러운 작은 희망

        남몰래 숨겨둔 가슴을 열고
        섣부른 배냇짓을 하는 가지마다

        톡 톡톡 안부를 전한다

        작은 장지문 사이로 흘러드는

        봄이 오는 소리

        겨울잠 자는 화신花神을 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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