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산문

불루베리

湖月, 2006. 9. 13. 10:15

 

 

 

 

 

 

불루베리

 

나오늘 불르베리 농장갔다.

미국 처음 오는날 불루베리 케익이라며 사돈 루시가  오븐에서

꺼내주는데 까만 머루같은 게 박힌 빵이다

다음 날은 불루베리 쎌러드 불루베리쥬스 불루베리 야쿠르트

여기 벌몬트 사람들이 즐기는 과일이란다

불루베리 불루베리 이름은 이쁜데 내입맛에는 별로다

종류도 많아 열일곱가지 맛이있단다

진남색 작은 열매로 푸른 딸기라는 뜻이란다

그런데 농장에가면 직접 딸수도있고 무공해로 바로 먹을수도

있다기에 딸과 사위를 따라 나섰다

자동차로 가까운 거리였다

농장 입구에 농장주인 주택이있고 바로 옆에 그들의 불루베리 농장이있었다

우리가 들어서니 반갑게 맞아주는 주인 부부는 나이가 좀 들어보이고

주인 아저씨는 휄체어로 밭고랑을 다니시기에

그냥 다리가 좀 불편한가보다 했는데 그게 아니란다

엉덩이 골반뼈와 한쪽 다리 뼈가 없단다.

2년전에 류마치스 관절염이 심해 골반뼈를 들어내고

죽을 고비를넘기고 겨우살아난 중환자란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불루베리 농장을 두 부부가 만들었다니........?

푸른숲을이룬 그농장이 얼마나대단해 보이든지!

숲속에 별처럼 빛나는 그 까만 열매가 얼마나 자랑스러울까싶다

젊을때는 육상코치였다는 그농부는

몸은 비록 휄체어를 타지만 정신만은 늘 트랙에선 운동선수였던 것이다

말도 안통하는 나에게 열심히수다를 떠는 주인여자는 불루베리가 몸에 좋다는 이야기란다

그들의 사연에 감동하며 그들의 눈물방울같은 검푸른 열매를 바구니에 따넣으며

귀한 보석을 만지는듯 흥분하고 있었다

열심히 한시간쯤 검은 보석을 한바구니 따다가 저울에 달아보니 3만원이란다

참 그보석 헐타.......!!

주인여자는 나에게 유 챔피언 굳굳 하면서 자기농장에서일하면 보수를 많아주겠다며

허풍을 떨어 우리를 즐겁게 해주려한다

그토록 아픈 사연을 딛고도 남에게 웃음 을 주려 노력하는 노부부가 천사같다

아픈 시련을 극복하고 노후생활을 즐거운 비명으로 승화시킨 이들부부가 존경 스러우면서도 웬지 짠한 마음으로 돌아왔다.

 

20060808 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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