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거리가 축제 분위기다.
여름축제 중 하나인 불꽃놀이 때문이다.
쏟아지는 인파로 발자욱 떼기가 어렵다. 그냥 밀려서 앞으로 나갈 뿐이다.
형형 색색의 유카타(일본고유의상)를 입은 여인들이 게다를 딸그락 거리며 종종 걸음을 친다.
아이들에게 유카타을 입혀 가족 동반 나들이가, 꼭 우리나라 명절에 고향 가는 풍습처럽 보인다.
이들은 모두 불꽃놀이를 즐기려 가는 인파란다. 크리스와 남이를 따라 나도 이들 틈에 끼었다.
立川(たちかわ)역에서 15분 정도 걸어가면 불꽃놀이 장소인
국영 쇼와 기념 공원(國營昭和記念公園:こくえいしょうわきねんこうえん)이란다. 평소에는 입장료를 400엔 받는데 오늘은 축제라 18시 이후에는 무료란다. 국영 공원이라 그런지 인도와 나무숲 분수가 잘 정돈되고 울창한 숲이 깊은 산 속 같다.
동경의 대도시에 이런 숲이 있다는게 부럽다. 도쿄 돔 두 배란다.
많은 인파로 무슨 일이 날 것 같은데 모두 질서를 잘 지키고 곳곳에 안내원이 친절히 인도하며
아주 평화롭다.
우리도 전망 좋은 곳에 돗자리를 펴고 자리를 잡았다.
대형 저수조안에 청동조각상에서는 시원스런 분순가흐르고
사진 작가들의 카메라들이 줄을서서 하늘을 응시하며 무언가 행운이
잡힐것 같이 모두 들뜬 분위기 속에
여기 저기 맥주와 음료 과일을 먹으며 소풍 온듯 여유롭게 축제를 즐기는
일본인들의 모습이다
카운트 다운이 시작되고 불꽃이 하늘에서 수를 놓기 시작했다.
대형 불꽃이 하늘을 수놓을 때마다 박수와 환호로 즐기며
별과 나비 미키마우스 등 화려하고 환상적인 밤하늘의 불꽃은 동경의 밤을 축제로 만들었다.
박수와 환호 속에 스피커는 계속 안내 방송으로 작품과 작가를 소개하며 절정으로 밀고 갔다.
49회째 스미타카와에서는 2만발, 국영공원에서는 5천발이라는 엄청난 돈을 하늘에 날리며
동경 시민을 위한 축제를 매년 한다는 것이다. 역시 경제 대국임을 말하는 것인가?
우리는 너무 많은 인파를 피해 좀 쉬었다 뒤에 나왔다.
그런데 그 넓은 공원 그 많은 인파가 스치고 간 자리가 너무 깨끗한데 놀랐다.
화장실은 물론 쓰레기장도 모든 안내원이 정리하고 곳곳에서 출구와 지하철 방향을 안내하며
시민의 안전을 도와주는 주최측 공무원들의 친절이 눈에 보였다.
그런데 난 왜 유카타 입은 모습이 안쓰럽게 보이는지 모르겠다.
유카타의 좁은 치마폭과 위태로운 게다가 초라하게 보이는 것은 웬일일까?
20060729 湖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