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과 바람과 詩(詩集)

서러운 날 / 안행덕

湖月, 2012. 3. 8. 17:16

 

 

서러운 날 / 안행덕

(비 오는 날)



우두커니 창밖을 보는 나

바람처럼 감싸는 커피 향에서

너를 만난다

세월에 꺾인

너의 야윈 날개 가여워

자꾸만 가슴이 시려 오는데

천만년 살자던 그 소리

나를 잡고 놓지 않는다


울고 싶은 날 너무 많아

마음에 빗장을 걸었습니다

(그 안에서만 울려고)


오늘따라 걸어둔 빗장 마디마디에

고인 눈물, 몸살을 한다

파도 같은 아우성으로

소리 없이 내리던 가을비

유리창에 

투 둑

너의 눈물로 떨어지고

내 마음에 걸어둔 빗장

덜컹, 

제멋대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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