숯 불가마 앞에서
湖月안행덕
활활 타오르는 천도의 고열 앞에서
연옥을 보았네
꽃처럼 피어나는 불의 유희는
뜨거움을 견뎌야하는 참숯의 몸부림이네
산속에서 수도승처럼 고요히 살아온
참나무
全生을 마음비우고 하늘과 땅
짐승을 사랑한 죄가 저리 큰 줄 몰랐네
참수 당한 참나무 다시 불 고문을 당하네
전신에 흐르는 땀을 의식하며
차라리 한 송이 꽃잎이 부럽네
죄 많은 내 생이 불꽃 속에 들어있네
어둠을 밝힐 등불을 흔들다
한 점 불꽃으로 사라지고 있네
숯 불가마의 눈부신 불꽃에 한 생이 살고있네.
2006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