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의香氣

[스크랩] 모나미 153 이라는

湖月, 2009. 5. 29. 07:09

모나미153이라는 
박옥위
 
모나미153 이
하얀 종이 위를 걷는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참 오래다
바지런히 세상을 돌아다닌다
‘사랑합니다’
연필 대신 모나미 153으로 나는 그에게
첫 편지를 썼지
윤동주의 서시를 써 보고
목월의 나그네를 써 보고
그의 발자국은 오래토록 지워지지 않는다
누가 맨 처음 모나미 153으로 잊히지 않는
사랑을 고백했는지 알 수 없지만
그건 보통 아름다운 일이 아니다
베드로는 주님의 말씀대로 배의 오른쪽에 그물을 던졌다
고기가 많이 잡혔다 세어보니 153마리였다
백지가 가득 차도록 사랑의 시를 쓰고 싶다고 기도한다
목숨이 하얗게 닳아빠져 나갈 때 까지
아름답게 곧게 걸어야지
Mon a mi 153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아멘 ! 이라는
기도 말을 좋아 한다.
참 따뜻한 여운이다

출처 : 금정구문인협회
글쓴이 : 풀솜다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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