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

시월의 편지

湖月, 2016. 10. 19. 16:48



시월의 편지 / 안행덕

 

 

가을이 간다고 촐랑대는 바람에

못 견디고 떨어진 단풍잎 하나

바람 따라 날아가다

비에 젖은 유리창에 걸렸네

 

누가 보낸 엽서인가

외로운 단풍잎 편지

하트를 그리면서 손을 흔들고

나를 붙들고 놓아 주지 않네

 

시월의 나무가

계절에 고별을 알리는 한 장의 문장

쓸쓸한 가을 풍경으로

유리창에 매달려 곡예를 하네

 

인생길 황혼길 낙엽 같은 나

세월이 간다는 소식 한 장에

절룩거리는 마음 하나 어쩌지 못하고

가을비 빗금 긋는 창밖을 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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