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랑의 한 / 안행덕
찬연한 고색을 자랑하는 영남 루 높은 저 누각
오백 년 서린 한을 처마 끝에 묻고
적막한 아랑 각을 휘감는 밀양강을
무심한 듯 내려다볼 뿐 말이 없어라
뜰 아래
수줍게 배시시 피어있는 배롱나무 꽃잎만
아랑 처자의 입술처럼 비죽비죽 나풀거린다.
만월이 원수로다
핏줄 같은 유모가 날 속일 줄이야
시공 겹겹 수세기를 흘렀어도
여인의 지켜야 할 덕목
정절에 목매는 순결을 모르랴
시시콜콜 넉살들 다 까먹고
처연히 흐르는 강물은 여전히 말이 없어라
비오는 날 영난 루에서 본 밀양강
2007.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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