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의자(詩集)

옹이

湖月, 2012. 3. 10. 11:53

옹이/  湖月 안행덕


상처를 떠올리던 몸통이

부평 같은 바람을 부른다

순식간에 잘려나간 가지하나

긴 세월 정情 하나 품고 살았다


청상(靑孀)으로 

아픈 삶 움켜쥐고

대책 없이 피어나는

발칙한 꽃송이들

여지없이 꺾어버린

그 꽃 대궁 속엔

선혈 같은 옹이가 산다


세월이 잘라낸 상처

마디마다 옹이가 박힌 어미의 손

벙그는 꽃잎처럼 향내 피우더니

내 가슴에 옹이만 남기고

기어이 꽃잎처럼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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