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이/ 湖月 안행덕
상처를 떠올리던 몸통이
부평 같은 바람을 부른다
순식간에 잘려나간 가지하나
긴 세월 정情 하나 품고 살았다
청상(靑孀)으로
아픈 삶 움켜쥐고
대책 없이 피어나는
발칙한 꽃송이들
여지없이 꺾어버린
그 꽃 대궁 속엔
선혈 같은 옹이가 산다
세월이 잘라낸 상처
마디마다 옹이가 박힌 어미의 손
벙그는 꽃잎처럼 향내 피우더니
내 가슴에 옹이만 남기고
기어이 꽃잎처럼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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