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과 바람과 詩(詩集)

은행잎 연가

湖月, 2012. 3. 5. 20:31

 


은행잎 연가 / 안행덕


빛바랜 일기장 속

퇴색한 은행잎 하나

발가벗고 누워있네


샛노란 연정 고이 접어

메마른 갈피에 수를 놓는

그 옛날의 추억들


동동 맺힌

인연의 실타래 놓지 못하고

궁리하듯 깊어진 주름  


이미 오래전 잊었던 얼굴

아침의 눈부신 햇살처럼

은행잎에서 걸어 나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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