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作

이른 봄날

湖月, 2008. 2. 22. 09:29

이른 봄날 / 안행덕

 

눈바람 찬바람 가시기도 전에

시린 손 호호 불며 임 마중 나섰는가.

개나리 진달래도 망설이는 이른 봄날

생강꽃 저 혼자 흐드러지게 피었더라

푸릇푸릇 산허리 골짜기에서

봄의 전령들 희희낙낙 웃음소리에

샛노란 시새움으로

툭툭 튀는 불꽃처럼 밤새워 피워낸 꽃

거기서 까닭 모를 눈물은 왜 나는지 몰라

오르락내리락 잔돌 밭에 흐드러진 추억

도깨비처럼 불쑥불쑥 앞을 가로막고

샛노란 기억을 흔들어 보이며

생강 생강 생각을 더듬는데

짝 잃은 박동 새 울음소리에

갑자기 마른 입속으로 침이 고이던 봄날은

기억 속에 생강꽃 선명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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