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의자(詩集)

죽어 오래된 나무

湖月, 2012. 3. 8. 22:20

 

죽어 오래된 나무/ 안행덕 


                                          

                    

금정산 중턱 후미진 음지에

사르르 사그라진 고목 한 그루

울창한 숲에 가려진 조각 하늘을

몇백 년을 하루같이 그리워

애태우며 가슴앓이를 했을 거나


죽음을 아는가

어디서 왔다 어디로 가는가

속 깊은 저 나무속

얼마나 많은 세월 목말라 했을까

얼마나 많은 세월 아파했을까

 

푸름의 패배에 원통해서

속 썩어 문드러진, 채 점점

사라져 가는 제 속을 드려다 보며

밤새워 속 울음 울면서

사르르 사그라지고 있구나


세월 이기는 장사 없다는데

이미 내 속도 저 고목을 닮아 가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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