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잔의 자유(詩集)

회동 수원지의 오후

湖月, 2018. 10. 13. 10:03



회동 수원지의 오후



수채화 같은 풍경 물에 비쳐

아른아른 평화롭고

엄마 품처럼 넉넉한 회동 수원지

무엇이든 통째로 삼켜도

잠시 허우적거릴 뿐

시치미 딱 떼는 잔잔한 호수

호반의 내력을 잘 아는 윤슬은

누가 묻지도 않는데 졸린다는 듯

슬며시 눈을 감는 저녁나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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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종일 법석이던 바람의 문책에도

묵비권을 고수하는 능청스러운 호수

물속에 감춰진 비밀을 숨기려고

투명한 물빛을 살짝 흔들어 보일 뿐

호숫가에서 바라보는 까치와 부들에

물의 표정은 여전히 잔잔하고 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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