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레가운다 물레가 운다 안행덕 끄억 끄억 물레가 운다 밭일들일 하루종일 지친 하얀 손 파르르 떨리는 속 눈 섶에 졸음 매달고 정겨운 미소 보내는 달님 벗을 삼아 돌아가는 물레에 솔솔 풀리는 목화송이 기다리는 서방님은 아니 오시고 뜰 아래 귀뚜라미 소리 문틈을 엿보는데 시뻘건 두 눈은 골패 짝 짝맞추기 .. 詩 作 2005.05.04
쓰레기 통 안행덕 쓰레기 통 하얀 벽 등지고 소독 냄새 맡으며 젊은 처녀가 발로 밟는다 중년의 흰 가운이 또 발로 밟는다 할머니도 발로 밟는다 발 필 때마다 부지런히 문을 열어주며 고개 숙인다 . 피고름이 낭자한 거즈와 솜뭉치가 면상과 가슴을 후려치기에 시린 발을 옹크리며 난간에 서 있다 주인아주머니 .. 詩 作 2005.05.04
촌수없는 이 남자 안행덕 여보 밥 여보 물 눈뜨면 시작하는 이 남자 피도 살도 섞이지 않은 촌수도 없는 이 남자 내게 는 언제나 가시 같은 이 남자 세월은 흘러 어느덧 흰 서리 여보 밥 여보 물 눈뜨면 시작하는 이 남자 피도 살도 섞이지 않은 촌수도 없는 이 남자 내게 는 언제나 가시 같은 이 남자 내 영.. 詩 作 2005.05.04
인형 출처블로그 : 파랑새와 참빗 인 형 안행덕 연보라 빛 자수정 화려한 조명 긴 속눈썹을 깜박거리며 쇼 인도에 나신을 펼친다 인도에 지나가는 사람 손짓해서 부른다 풍만한 젖가슴 요염한 엉덩이 잘록한 허리 빛나는 장식 봄빛 같은 화려함도 안개꽃 속에 묻혀 버린 그의 영혼을 살려내지 못한다 2004.10... 詩 作 2005.05.03
아버지와 회중세계 출처블로그 : 파랑새와 참빗 아버지와 회중시계 안행덕 할퀴고 설키어 골 깊어진 세월 짓 푸른 잔솔가지 둥지 속에 웅크린 처량한 인생 하늘에 구름은 한가로운데 산 중턱의 바위는 침묵을 이고 할아버지 석돌가지 나무 지게에 숨겨진 도시락 총칼이 부딪치는 소리 어지러운 포화 속 핏빛 같은 깃발 .. 詩 作 2005.05.03
면경과 어머니 안행덕 뿌연 면경 속 한 많은 세월이 발등에 흩어지고 쇠죽 솥에 지펴진 불은 그저 먼발치로 지나가는 이야기인 듯 단아한 그 모습에 속 깊은 그 정성을 매정한 줄 알았지 졸졸 시냇가에 철석 철석 빨랫 방망이소리 찰싹 찰싹 싸리 회초리 종아리 감기는 소리 어머니 가슴에 피멍 드는 소리 세월은 바.. 詩 作 2005.05.03
간이역 간이역 외딴 시골 간이역 하루종일 몇 번이나 열차가 멈춰 서지만 타는 사람도 내리는 사람도 없다 텅 빈 대합실 광주리의 사과는 윤이 나고 시퍼런 심줄을 드러낸 할머니의 손은 연방 다시 세어보고 윤을 낸다 침묵을 깨듯 기적을 울리며 산모퉁이를 빠져나오는 커다란 괴물 그리웠던 날들을 부르는 .. 詩 作 2005.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