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作

가을

湖月, 2007. 9. 8. 22:25

 

가을 /안행덕


덥다 덥다 하는 사이 여름 갔나 보다.

살랑대는 소슬바람에

고추잠자리 무리지어

나래 짓 흥겹고

곳곳에 씨알 영그는 소리 타고

가을은 오는가보다


멍석 가득히

빨간 고추 가을빛 탐내고

초가지붕에 탐스런 박

만삭을 자랑하니

사립문 밖 들꽃이 배시시 수줍어한다.


산골 다랑이 논에 벼 이삭은

농부의손 잡고 아장거리더니

이렇게 옹골지게 영글었구나.

농부의 알곡을 거두는 즐거움을

대작을 쓴 시인에 비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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