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作
가을 여자 /안행덕
성가시게 보채는 가을바람에
마지못해 떨어진 낙엽
징징대며 구르는 소리에
기약 없는 그대를 생각합니다.
잃어버린 추억처럼 쌓인 낙엽
골짜기마다 전설처럼 흩어지는데
한때는 잊으리라 한, 다짐
훌훌 털고 찾아오시려는지요.
살짝 스치는 바람 한 점에도
귀 기울이는 문풍지처럼 화르르 떨며
잊었던 임의 숨소리 기억해 내서
그리움 하나 품게 하는 이 가을
숫처녀 가슴처럼 봉곳한 벼랑 아래
나루터
길손을 기다리는 외로운 저 쪽배처럼
오늘도 잠방대는 그리움에 떠있는 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