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행덕 시 세계

갯그렁 같은 여자 / 호월

湖月, 2025. 2. 6. 20:51

 

갯그렁 (바닷가에 피는 풀꽃)

 

 

갯그령 같은 여자 / 호월 안행덕

밋밋한 것 같아도 성깔 있는 여자

바닷가 모래벌판을 맨발로 걸어도

청여淸女처럼 서늘한 게 신비스러워 눈부시다

 

바닷가를 거닐다 전사구를 만나면

제집인 양 편안하게 신발을 벗고

마음을 풀어헤친다 ​

 

절박한 삶을 위하여

짠물에 젖어 비늘처럼 거칠어진 생

갯그령처럼 나도

바닷바람에 여유롭게 흔들리고 싶네

시집『빈잔의 자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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