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에서 고흥까지
만물이 생기가 도는 봄이라고 집에 만 있기는 아까운 화창한 날이다
꽃구경 한번은 나가봐야 할 것 같은 의무감으로 간단한 짐을 꾸려
무작정 남편과 나들이에 나섰다.
남해 고속도로에서 사천 I C로 나와 창선대교를 지나 남해로 가는 연륙교에서 내려다 보니
맑고 푸른 바다에 보이는 V자 모양의 죽방렴은 길이
10m 정도의 참나무 말목 300여 개를 물살이 빠르고 수심이 얕은
갯벌에 박고 주렴처럼 엮어 만든 그물을 물살 반대방향으로 벌려
놓은 원시어장이다. 주로 죽방멸치가 유명한 데 육교 오른쪽에 보인다.
다리를 건너 한 참 달리다 보면 독일 마을이다.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이 귀국해 이룬 이국적인 마을 풍경과 독일 맥주와
남해 파독 사진관 등이 볼거리다. 좀 더 달리다 보면 미국 마을인데 볼거리가
많은 독일 마을과 달리 미국에 이민을 갔던 교포들이 돌아와 이루고 사는 마을인데
주로 주택과 펜션으로 이뤄져 있지만, 앞바다의 풍광이 아름다워 쉬었다 갈만하다.
미국 마을에서 한참 더 달려가니 금산 보리암이다. 몇 번 가본 곳이지만 지나는 길이니 다시 들려
옛 추억과 한려해상 국립공원의 정기를 받아볼 심산으로 들린다
683년(신문왕 3) 원효가 이곳에 초당을 짓고 수도하면서 관세음보살을 친견한 뒤 산 이름을 보광산, 초암의 이름을 보광사라 지었다고 한다. 조선 시대에는 이성계가 이곳에서 백일기도를 하고 조선왕조를 연 것에 감사하는 뜻에서 1660년(현종 1) 왕이 이 절을 왕실의 원당으로 삼고 산 이름을 금산, 절 이름을 보리암이라고 바꾸었다고 한다. 삼층석탑(경남유형문화재 74)이 있고 관세음보살상은 왼쪽에는 남순동자(南旬童子), 오른쪽에는 해상용왕을 거느리고 있는데, 김수로왕의 부인인 허씨가 인도에서 모셔왔다고 하나 신빙성이 없다고 한다. 아무튼, 절에서 내려다보는 남해와 어우러진 산세는 절경이다.
남편의 옛 친구를 50년 만에 만나 저녁 식사를 대접받고 잠자리를 찾아야 했다.
늦게 출발한 탓으로 날이 어두워지고 겨우 해수 참숯 찜질방을 찾아 불편한 하룻밤을
지내고 남편이 가보고 싶다는 고흥 우주과학센터를 찾아가는데 생각보다 멀었다
가도 가도 끝없는 산길(39Km)을 찾아 고흥 땅끝에 있는 외나로 우주과학관을 찾았다.
우리나라는 세계 13번째 우주 기지 보유국이다. 나로도는 바다에서 보면 바람에 날리는
비단 같다고 해 나로도라 불렸다고 하는데 원시체험부터 우주체험까지
젊은 학생들에게는 아주 유익한 여행지가 될 것 같다. 과학 센터와 영상실은 관람이 되든데
우주발사체 발사를 위한 발사대는 출입금지 구역이라 볼 수 없었지만 참 대단한 우리나라
라는 긍지는 맛볼 수 있었다.
우주복도 입어보고....ㅎ
한센병 아픔이 서린 작고 아름다운 섬 소록도
섬의 모양이 어린 사슴과 비슷하다 해서 소록도라 불리는 이 섬은
녹동항에서 바라보면 마치 손에 잡힐 듯 가까운 1㎞ 거리에 있다.
4.4㎢의 작은 섬이지만 울창한 송림과 깨끗한 백사장이 아름다운 소록도해수욕장과 일본강점기
강제 수용되었던 한센병 환자들이 손수 가꾼 것으로 알려진 중앙공원 등
볼거리가 많은 섬이다.
지금은 다리로 연결돼 배를 타지 않고 바로 섬과 섬이 이어져 있다.
몇 번 가본 곳이지만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곳라이고 하는군요.
한하운의 보리피리 보리밭에 달뜨면 이라는 서럽고 한 맺힌 단어들을 기억하며
소록도의 아픈 사연들을 보고 있는데 단종 대 수술실 등에서는 시인 윤동주 영화 촬영 중이라
양해해 달라며 볼 수 없다 해 자료실과 공원 등을 더 둘러보고 남편 후배가 광양에서 기다린다고 해
고속도를 달려 전남 광양까지 가서 밤늦도록 대접받고 하룻밤 편히 지내고
꿀 매실 효소와 흰민들레 효소 마른미역 등 한 보따리 선물까지 받고
어렵고 힘들고 즐거운 2박 3일 나들이를 마치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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