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作

묵비권

湖月, 2007. 4. 7. 21:09

 

 

 

    묵비권 

 

                                     안행덕

 

치과 의자에 앉은 나는

회칠한 무덤에 앉은 듯 모골이 선다.

머리 위의 서치라이트는 내 속에 숨겨놓은

비밀을 캐내려는 듯 강렬한

문초를 시작 한다.

지은 죄가 많은 나는 두 눈을 꼭 감고

묵비권으로 맞선다.


치료기에서 내는 드릴 소리는

퍼런 칼날에 물을 뿌리던 망나니처럼

인정을 두지 않는다.

늘인 목을 더는 늘릴 수도 없고

두 주먹을 꼭 쥐고 5분을 5년처럼 느끼게 하는

변증법에 호소를 하고

사시나무처럼 그렇게 파르르 떨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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