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제 / 안행덕
통일 전망대에서 박제된 나비를 본다
유리 상자 안에서 전설을 만드는 나비 세마리
북쪽 고향에서 날아왔을지도 모르는 사향제비나비
고향집 나팔꽃 울타리 타고 팔랑팔랑
자유롭게 날아다녔을 사향제비나비 앞세우고
눈감아도 낯익은 고향 길 찾아 나선다
정다운 돌담장 넘겨다보고 마을 어귀 고샅길 돌며
정자나무 아래 쉬어도 보고 논둑길 밭둑 길 지나
쑥부쟁이 지천인 뒷산에 올라본다
골짜기마다 박제된 기억들 폴폴 날아오르고
쏟아지던 포화에 겁먹었던 얼굴들
반백년 지나도 박제된 채 가슴에 남아 생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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