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짱 / 안행덕
어둠의 그늘에도 생은 있구나
냉장고 안에 핀 양배추 꽃
냉장고 냉기에 몸서리치면서도
봄바람 유혹에 헤픈 정 주었나 보다
연둣빛 춘정에 몸살 앓았나 보다
다 시들어빠진 몸뚱이 어디에 그런 열정 숨었는지
배짱도 좋지
싸늘한 냉장고 속
바닥에 연노랑 사랑을 심고
도저히 내려놓을 수 없는 것이 있다는 듯
생을 꽉 움켜쥐고 있다
나도 겁 없이 냉장고에 한번 들어가 볼까
헐렁해진 이 몸도 냉기의 힘을 빌려
숨은 열정 찾아내 싱싱함을 유보해 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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