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作

봄날은 간다

湖月, 2011. 4. 11. 22:14

 

 

봄날은 간다 / 안행덕

 


벚꽃 흐드러진 남천동 꽃길

다 시들은 내가 간다

파도소리 징징 울며 따라온다.

무심한 듯 한잎 두잎 떨어지던 꽃잎

내 앞에서 화르르 꽃보라를 날린다

바람은 시치미 뚝 떼고 내 품에 안긴다

때가 되면 이렇게 아름답게 떠나라는 신호인가

심드렁한 바람은 꽃잎만 흔들고

갈 곳 없는 나는

바닥에 쌓이는 꽃잎만 밟고

봄날은 간다고

향기 폴폴 날리고

 

나의 봄날은 점점 멀어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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