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비꽃 연가
안행덕
도회의 미로를 헤매다 숨이 찰 때 양지쪽, 소꿉놀이하던 순이 발그레한 두 뺨 화려한 불빛에 스쳐가고 달착지근한 향기로 피어나는 그녀
사금파리 살림에 다정한 밥상 햇빛들이 내려와 둘러앉으면 어여쁜 순이 각시 삐비꽃 아주 연한 속살 고봉밥으로 담아내던 추억
꽃의 닫힌 문 두드리는 봄의 시정처럼 그리운 강 내 가슴으로 흐르면 서럽도록 고운 정, 그 노래 한 소절 바람 되어 내게로 오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