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딸기 / 안행덕
봄이 오면 야트막한 뒷산 중턱은
아찔한 향내로 날 불러내고
거기, 내 어린 기억들이 달콤하다네
두렵고 설레던 첫 이슬처럼
수줍게 피어나던 하얀 꽃잎
꽃진 자리마다
곱디고운 산딸기 유두처럼 자라고
청춘의 설렘은 붉게 더 붉게 익어갔지
이파리 뒤에 수줍은 미소
똑똑 따시던 어머니
가시 같은 외로움에
그 옛날 아버지 술병病 도 그리운가 보다
느그 아버지 좋아하는 복분자 담아
돌아오는 제삿날 상에 올려 볼란다
봄 향내 익어가는 어느 날
입안의 달착지근한 산딸기 맛으로
고향의 뒷산을 더듬어 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