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作

산딸기

湖月, 2015. 7. 2. 20:58

 

산딸기  / 안행덕

 

봄이 오면 야트막한 뒷산 중턱은

아찔한 향내로 날 불러내고

거기, 내 어린 기억들이 달콤하다네

두렵고 설레던 첫 이슬처럼

수줍게 피어나던 하얀 꽃잎

꽃진 자리마다

곱디고운 산딸기 유두처럼 자라고

청춘의 설렘은 붉게 더 붉게 익어갔지

 

이파리 뒤에 수줍은 미소

똑똑 따시던 어머니

가시 같은 외로움에

그 옛날 아버지 술병 도 그리운가 보다

느그 아버지 좋아하는 복분자 담아

돌아오는 제삿날 상에 올려 볼란다

 

봄 향내 익어가는 어느 날

입안의 달착지근한 산딸기 맛으로

고향의 뒷산을 더듬어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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