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作

콩나물

湖月, 2015. 5. 31. 16:47

 

 

콩나물 / 안행덕

정갈한 제사음식으로

콩나물 다듬는데

떼어낸 발들이 그 껍질과 어울려​

자꾸만 물음표를 던지며

4분음표를 그리고 쉼표를 찍는다

물만 먹고 자랐으니 심성이 착하디착하다

떼어낸 잔발들 서럽다 말하지 않고

깨끗한 음률을 만드는데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으면서

장중한 선율로 애도 곡을 쓴다


뿌리 끝에 흐르던

물방울 소리 기억해 내며

미완의 교향곡을 다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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